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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여·84) 씨가 약 2평 남짓한 방 침대에 앉아 부어오른 다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김모(여·84) 씨가 사는 쪽방 천장이 무너질 듯 내려앉아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김모(여·84) 씨가 사는 쪽방 출입문. 성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서민금융119 비좁다. 사진=김세영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지난달 26일 오후 2시경 대전 동구 정동의 쪽방촌 골목.
장맛비에 습한 기운이 내려앉은 골목에는 곧 부서질 것 같은 외관의 집들이 즐비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한 주택 출입문 너머로 오래된 희망홀씨대출 판넬 지붕이 드러났고 그 아래 약 2평 남짓한 방에 80대 노인 김모(여·84) 씨가 살고 있었다.
방에는 침대와 장롱, 책상과 같은 가구들이 해묵은 세월처럼 무질서하게 쌓여 있었다.
방 천장은 손 내밀면 닿을 정도로 내려앉아 테이프로 찢어진 벽지를 가려야 했다.
30년 넘게 쪽방에 산 김 씨는 "지붕 성과급 상여금 누수가 있어서 옛날에 수리했는데 고양이가 올라가서 긁었는지 다시 내려앉았다"며 "새로 하려면 100만원이 든다고다 해서 못 고쳤다. 올 장마에 비가 샐까봐 벌써부터 겁난다"고 토로했다.
뇌경색·고혈압·당뇨 등 여러 질환을 앓고 있는 김 씨는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 배로 부어 걷기도 어려운 처지다.
열악한 환경은 독이지 연차휴가 만 가난이 모든 걸 참고 살게 만든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김 씨는 "노령연금 30만원을 받아 생활하는데 3개월 약값으로 20만원을 쓴다"며 "폭염은 어떻게 견딜지 걱정이다. 아껴도 전기세 감당이 안 된다. 죽지 못해 산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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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쪽방촌 한 여관에 사는 이모(65) 씨 방 침대에 앉아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쪽방촌 한 여관에 사는 이모(65) 씨 방 창문과 벽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쪽방촌 한 여관에 사는 이모(65) 씨 방 창문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쪽방촌 한 여관에 사는 이모(65) 씨 방문턱에 벌레 유입을 막기 위한 박스가 붙어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쪽방촌 한 여관에 사는 이모(65) 씨 건물에 사용연한이 명확하지 않은 먼지 쌓인 소화기가 방치돼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중구 한 고시원.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중구 한 고시원 복도.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 버거울정도로 좁다. 사진=김세영 기자





대전 중구 한 고시원 복도.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 버거울정도로 좁다. 사진=김세영 기자


인근 여관에 사는 이모(65) 씨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씨의 방은 약 3평 좁은 공간으로 잘 정돈돼 있었지만, 벽면 곳곳에 시커먼 곰팡이가 가득 피어있었다.
벌레가 들끓어 방문턱에는 박스가 붙어 있었고 출입문 근처 복도에는 사용연한이 명확하지 않은 먼지 쌓인 소화기가 방치돼 있었다.
이 씨는 "난청에 한쪽 눈이 실명돼 일을 못 하고 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받아주는 데도 없다"며 "곰팡이가 있어 집주인에게 말해도 수리해주지 않는다. 손댈 수 없으니 참고 산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LH 직원이 주거 구역 조사한다고 왔길래 '임대주택 못 들어가냐' 물었는데 '아무 때나 신청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며 "이후 연락도 없고 신청 방법을 모르니까 계속 살고 있다. 갈 수만 있다면 당장 임대주택으로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오후 4시경 방문한 대전 중구 한 고시원도 쪽방 못지않게 비좁았다.
인근 아파트 공사 소음이 벽을 때리듯 울려퍼졌지만, 방문마다 놓인 신발은 이곳도 삶의 터전임을 증명했다.
기본 주거 요건조차 충족되지 않는 현실에, 체계적인 주거복지 지원과 수요자 발굴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조부활 대전시쪽방상담소장은 "동구 일대는 쪽방상담소가 주거복지센터 역할을 일부하고 있지만, 중구·대덕구·서구 등 다른 자치구는 사각지대에 있다"며 "주거복지센터는 꼭 필요하다. 설치 이후에는 주거취약계층을 비롯해 시민의 주거복지 전반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