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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필휘채정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7-0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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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년 넘게 오이시디(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등을 놓치지 않은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여성과 남성 간 임금격차인데요.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31.2% 정도(오이시디 평균 12.1%) 임금을 덜 받습니다. 쉽게 말하면,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68만8천원 정도 번다는 뜻인데요. 이런 해묵은 문제가 정치적 의제가 된 건 21세기가 한참 지나 ‘촛불’이 연 19대 대통령 선거 때입니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는 ‘동일임금의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날’을 만들어 성별 임금격차 현황을 공표하겠다고 했어요. 안 후보를 비롯해 홍준표 후보(자유한국당)부터 유승민(바른정당)·문재인(더불어민주당)·심상정(민주노동당) 후보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성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한 임금공시제를 약속했습니다. 그 중 각 사업장에 성별 임금격차 현황 보고를 의무화해 개선안을 수립토록 하는 성평등 임금공시제와 성형대출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5개년 계획 수립 등을 약속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는데요. 그러나 성평등 임금공시제와 5개년 계획 수립은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채용·승진·퇴직 등의 성비 정보를 공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내놓긴 했는데요. 정보를 공개할지 말지를 기업 자율에 맡긴 데다 희망플러스통장 , 공시 정보 범위도 좁아 애초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많았죠.
왜 필요할까?
성별 임금격차가 왜 나타나는지 그 구조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정 직종·직무에 남성 혹은 여성이 집중되는 경향, 높은 직급에 남성이 많은 상황, 저임금 돌봄노동이 여성에게 집중되고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구조, 조직 내 전세자금대출 연장서류 교육훈련·평가·승진 과정에서의 차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 셈이지요. 이렇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만큼 다차원적 처방이 필요한데요. 그중 하나는 우리가 받는 임금이 어떻게 매겨지는지 파악하는 겁니다. 국외 여러 나라에선 노동자가 임금 차별에 직접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돕고 신한은행 대출상담사 , 기업으로선 원활한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임금 차별 문제를 인지해 해결하도록 하는 임금 투명성 제도(임금격차 보고·평가 등)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발표한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 현황’(2016~2018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중 임금 자료를 분석해, 2019년 임금으로 변환한 통계)에서 나타난 성별 임금격차


이번 대선에선?
현재 공공기관이나 지방공기업, 500명 이상 대기업은 관련 법(공공기관운영법·지방공기업법·남녀고용평등법 등)에 따라 제한적으로 성별 임금 정보를 공개하긴 합니다. 그러나 남·여 1인당 평균 임금 등만 제시하기 때문에 성별 임금격차의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성별 임금격차 완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하지도 않았고요. 이런 까닭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더 많은 기업(단계적으로 50인 이상)이 더 많은 정보(직군·직급별 성별 임금격차 데이터 등)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성평등 임금공시제와 성별임금격차해소법 제정을 약속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공약했는데요. 성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정보 공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기업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내용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슬란드의 비법
세계경제포럼(WEF) 평가 결과, 2009년부터 15년 연속 ‘가장 성평등한 나라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는 나라는 아이슬란드입니다. 2022년 기준 아이슬란드 여성은 남성보다 7.3% 정도 임금을 덜 받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성별 임금격차가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아이슬란드도 2000년대 초반까지 성별 임금격차가 30%에 가까웠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8년, 25명 이상 일하는 공공기관·기업은 비슷한 노동을 하는 같은 직급 노동자들에게 동일한 임금을 주고 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합니다. 그런데도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2023년 “여성과 남성 동일 임금 쟁취와 젠더 폭력 근절”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어요. 당시 아이슬란드 총리였던 카트린 야콥스도티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아직 완전한 성평등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2023년에는 용납할 수 없는 성별 임금격차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합니다.” 성별 임금격차 해결 노력, 한국에선 언제쯤 제대로 시작될까요?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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