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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추세다. 신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다. 다만 업계는 당초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성장세 탓에 '파워트레인 다변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신차 등록 사용 연료별 대수에서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6 후순위사채 2.6% 증가한 7만2419대가 팔렸다. 휘발유(-11.4%), 경유(-19.9%), LPG(-30.6%), 하이브리드(36.1%)를 모두 통틀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누적 전기차 판매량도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1~5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5% 늘어난 2만2138대의 전기차를 판 별내 쌍용예가 매했다. 기아도 78.5% 증가한 2만3341대를 팔았다.
이처럼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신차 효과' 때문이다. 현대차는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이 올해 1~5월 2841대가 팔리면서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 5월 기아의 전기 세단 EV4는 전월 대비 257.8%가 증가한 1553대가 팔렸다. KG모빌리티의 대학생 대출 중형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는 지난 5월 전월 대비 131.3% 증가한 1166대가 팔렸다.
수입차도 신형 전기 승용차 중심으로 판매량이 올랐다. 테슬라의 신형 모델Y 주니퍼는 지난 5월 전월 대비 675.7% 증가하며 6237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폴스타의 폴스타4는 전월 대비 63.1% 증가한 292대가 팔렸다. 폭스바겐 ID·5는 새마을금고 보험조회 전월 대비 3100% 증가한 288대가 팔렸다.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조사 자체 할인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지난달 600만원 할인 행사가 진행됐던 현대차의 아이오닉6은 지난 5월 전월 대비 23.6% 증가한 754대가 팔렸다. 내연기관 판매량을 넘어선 전기차도 등장했다. 바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캐스퍼는 올해 1~ 예금 이자 높은 은행 5월 누적 6969대가 팔렸는데, 이 중 전기차가 3902대가 팔리면서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많이 팔렸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데이/사진=현대차그룹


 판매량 늘긴 하는데...더딘 성장세에 투자 속도 조절
판매량은 늘었으나, 당초 예상만큼 성장세가 폭발적이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업계에 고민거리다. 올해 1~5월 국내 전체 누적 승용차 판매량 69만7944대 중 전기차 비중은 10.4%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인 27%보다 약 2배 적다. 이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은 제외한 것으로, 이를 포함 시 하이브리드 비중은 더욱 올라가게 된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다. 전기차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다. 전기차와 같이 친환경이면서도 전기 충전 인프라 등에서 벗어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요 완성차 기업 임원들의 발언에도 전기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우선하려는 기조가 엿보인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지난해 초 "전기차 점유율은 30%를 넘기지 못할 것이며 나머지 70%를 하이브리드차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존 라울러 포드 최고채무책임자(CFO)는 2023년 "전기차 도입 속도가 느려지면 하이브리드차가 사업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9일 미국 자동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경기 안산의 한 노후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하이브리드, EREV...전기차 대안으로 주목
하이브리드에 더해 최근에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처럼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 배터리를 갖추고 있지만 엔진이 주요 동력인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모터로 구동하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에만 쓰인다는 점이 다르다.
EREV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주행 가능 거리가 전기차 대비 약 2배 이상으로 충전 인프라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인텔렉트에 따르면 글로벌 EREV 시장은 2031년 5180억달러(약 748조)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주요 완성차 기업도 EREV 개발 및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의 EREV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하이랜더와 시에나에 EREV를 탑재해 중국에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포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도 EREV 출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차 구매 자체가 줄어든 데다,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환경 규제 때문에 전동화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에 맞는 대안을 업계가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