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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선거가 이렇게 힘이 세다. 12·3 쿠데타를 정당하게 여기고,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보수 유권자층의 여론이 4월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와 6월3일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달라졌다. 특히 반헌법 세력의 주축으로 지목된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의 여론이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IN〉과 한국리서치가 공동기획한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82%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응답했고, 12%만 정당했다고 응답했다. 윤석열 파면 이전인 지난 2월 ‘2025 유권자 학자금추가대출 인식 조사’ 때와 비교해, 잘못됐다는 응답은 9%포인트 늘었고 정당했다는 응답은 6%포인트 줄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보수 유튜브를 시청하는 이들의 변화는 더욱 컸다. 지난 2월 ‘2025 유권자 인식 조사’ 때는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의 경우 비상계엄이 ‘잘못됐다’ 27%, ‘정당했다’ 68% 현지 로 비상계엄 옹호파가 비판파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전체 여론과 정반대 지형일 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56%)이나 보수층(42%)의 응답보다도 “정당했다” 의견이 10~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여서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번 ‘ 신용카드 연체시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에서는 크게 달라졌다.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의 54%가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응답했다. 정당했다는 38%였다. 비상계엄이 잘못됐다는 응답이 4개월 만에 27%에서 54%로 정확히 두 배 늘었다(〈그림 1〉 참조). 국민의힘 지지층 응답(“잘못됐다” 57%)과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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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정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도 마찬가지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3%가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18%에 불과했다. 보수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에서는 동의한다 45%, 동의하지 않는다 42%로 팽팽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보수 유튜브 시청층에서는 이자계산 여전히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을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여길 수 있지만, 지난 2월 ‘2025 유권자 인식 조사’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보수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의 66%가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에 동의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66%에서 45%로 20%포인트 이상 줄어든 수치다(〈그림 2〉 참조). 이 역시 국민의힘 지지층 응답(“동의한다” 41%)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의 이런 변화는 일부 문항에서만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윤석열 탄핵에 대한 찬반’ ‘더불어민주당(이재명) 집권 시 한국의 공산화 우려’ 같은 문항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대다수 여론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보수층으로부터도 동떨어져 있던 보수 유튜브 과몰입층의 ‘극우적 색깔’이 점차 옅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다.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민주주의 공론장으로서의 대통령선거 기간을 거치며 이들에게 일종의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풀이할 수 있다. 전광훈 등 거리의 아스팔트 극우 세력과 온라인의 극우 유튜버들이 윤석열 파면과 대선 국면에서도 “트럼프가 한국의 부정선거를 규명할 것” “김문수가 지면 대선 불복한다” 따위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주장을 되풀이해왔음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변화다.

토론 방송 뒤 더 좋아진 후보는?

순기능이든 역기능이든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정치 유튜브의 힘은 날로 커지고 있다. 대통령선거 후보를 평가하는 데에 이들 정치 유튜브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까. 정치 유튜브 시청으로 각 후보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었더니 ‘좋아졌다’는 응답이 높은 인물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권영국(민주노동당)이었다. 김문수(국민의힘), 이준석(개혁신당)은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그림 3〉 참조). 특히 이준석 후보의 경우 좋아졌다(12%)보다 나빠졌다(48%)가 크게 높았다. 보수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에서도 이준석 후보에 대한 평가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47%였는데, 이는 이재명 후보(“나빠졌다” 49%)와 맞먹는 수치다.





진보 유튜브 시청자가 이재명·권영국 후보를, 보수 유튜브 시청자가 김문수 후보를 좋게 평가하는 건 예상대로였다. 다만 호감의 강도가 달랐다. 보수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에서 김문수 후보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49%였는데, 진보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68%였다.


대통령선거 TV 토론으로 가장 큰 수확을 얻은 이는 권영국 후보였다. 토론 방송을 본 뒤 “좋아졌다”가 31%, “나빠졌다”가 24%로 네 후보 중 유일하게 “좋아졌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좋아졌다(29%)와 나빠졌다(31%)가 비슷했다.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경우 나빠졌다는 응답이 배 이상 많았다. 특히 TV 토론에서 언어 성폭력을 자행한 이준석 후보는 좋아졌다(19%)보다 나빠졌다(53%)가 세 배 가까이 많았다(〈그림 4〉 참조). 이준석 의원에 대한 제명을 요청하는 국회 국민청원은 6월12일 현재 54만명을 돌파했다.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조사’ 결과에서 보수 정치권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전체의 48%가 중도나 진보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수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답은 19%에 그쳤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에서도 중도·진보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36%, 31%에 달했다. 보수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긴 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그림 5〉 참조). 윤석열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급속도로 ‘우경화’한 국민의힘에 유권자들이 노선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준 셈이다.





4개월 전 ‘2025 유권자 인식 조사’ 때 보수 또는 진보 유튜브를 시청(하루 30분 미만~ 2시간 이상)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37%, 39%였다. 이번 조사에서 보수 유튜브 시청층은 37%로 동일했지만, 진보 유튜브 시청층은 39%에서 45%로 6%포인트 늘었다. 진보 유튜브를 1시간 이상 시청한다는 응답자도 9%에서 11%로 늘었다. 연령·성별로 보면 진보 유튜브 1시간 이상 시청층이 가장 많은 집단은 50대 남자(13%), 40대 남자(11%), 60대 남자(10%) 순이었다.■ 이렇게 조사했다* 조사 일시: 2025년 6월4~5일* 조사 기관: ㈜한국리서치*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25년 5월 기준 전국 97만1676명)* 표집 방법: 지역별·성별·연령별 기준 비례할당 추출* 표본 크기: 2000명* 표본오차: 무작위 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2.2%포인트* 조사 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을 통해 URL 발송)* 가중치 부여 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5년 4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응답률: 33.6%(총 6782명에게 발송, 5961명 접촉, 2000명 최종 응답)*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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