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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서방 국가들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했다. 하지만 전쟁이 3년 넘게 계속되면서 서방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군사적 지원과 대러 제재를 두고 각국 입장 차가 커지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 속에 습관처럼 사용하는 '서방'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서양 또는 서구권과 번갈아 쓰이는 이 말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 아니다. 정치적 태도와 선택, 기억의 방식이 얽힌 담론이자 서사적 구성물이다.
니샤 맥 스위니 오스트리아 빈 대출무직자대출 대학교 고전 고고학 교수는 책 '만들어진 서양'에서 '서양 문명'이라는 거대 서사가 하나의 구축된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로마를 거쳐 르네상스, 계몽주의, 산업혁명과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직선적이고 단일한 발전 서사는 허구에 가깝다는 것이다. 책은 비판 없이 문명의 기준으로 상식처럼 받아들여 온 '서양'이라는 이름의 신화를 벗겨내는 과정이다. 러시앤캐시 장학금
저자는 서양 문명의 주변부 혹은 경계선상에 존재했던 14인의 삶을 통해 서양이라는 개념의 복잡성과 가변성을 탐구한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 이슬람 철학자 알킨디, 앙골라의 여왕 은징가, 흑인 여성 시인 필리스 휘틀리, 현대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들의 삶은 서양이라는 단어에 포함되거나 또는 배제된 목소 새마을금고 대출조건 리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들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서양이라는 통념은 단일한 혈통이나 가치로 규정된 것이 아닌 혼종, 교류, 정치적 선택의 결과였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흉상.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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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헬레네인(그리스인)과 야만인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거부했다. 그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강조하면서도 양쪽 문화 간의 상호 작용과 영향을 인정했다. 페리클레스와 같은 아테네 정치가들이 장려한 패권적 세계관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리스 문명의 계승자라고 자처하는 후대 사람 퇴직금 정산방법 들은 헤로도토스의 이러한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알킨디 편에서는 서양 문명이 단순히 서구 내부에서만 발전한 것이 아니라 '비서양'으로 여겨졌던 아랍 세계와의 활발한 지적 교류를 통해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9세기 이슬람 세계의 중심인 바그다드의 귀족 태생인 알킨디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그리스 철학자들의 저작을 독해해 이슬람 세계에 널리 알렸다. 저자는 서양 문명 서사에서 빠진 이슬람 세계의 역할을 강조한다.
단일하고 선형적인 서양사에 반기를 드는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다. 책은 단순한 반대를 넘어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복잡성, 다원성, 혁신성을 지닌 서양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안내한다.



만들어진 서양·니샤 맥 스위니 지음·이재훈 옮김·열린책들 발행·584쪽·3만3,000원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