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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치며 적신호가 켜졌다. 2020년 9월 국민의힘이란 당명을 사용한 후 10%대 지지율은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강성 지지층 결집에 따른 30%대 지지율이 무색할 만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3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 41%에 안주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은커녕 친윤석열계 및 영남 기득권 유지를 둘러싼 내부 권력투쟁에만 몰두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지율 19%…TK 빼고 민주당 절반에도 못 미쳐
10일 부채상환금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19%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4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추락하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역·연령 구분의 의미가 없었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조 롯데캐피탈 사파이어론 차 31%의 지지율로 민주당(28%)과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을 뿐, 그 외 전 지역에서 민주당에 밀렸다. 수도권에선 20%포인트 차로 민주당에 밀렸고, 부산·울산·경남마저도 민주당 39%, 국민의힘 25%였다. 연령별 지지율도 18~29세에서만 경합(민주당 24%, 국민의힘 19%)을 벌일 뿐, 30대 이상 전 세대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중도층에선 민주당 ibk기업은행 고졸채용 44%, 국민의힘 13%였다. 국민의힘이 취약하다고 알려진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의 문제만이 아닌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안타깝게 지켜만 보고 있다"고 무력감을 드러냈다.
NBS 조사는 아니지만 국민의힘이란 당명을 사용하기 전에도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적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가 터진 후인 2016년 11월 셋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지지율은 15%까지 추락했다. 그로부터 약 9년 만에 다시 10%대 지지율로 추락한 셈이다. 당내에서도 앞으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격적인 수렁은 이제부터"라는 위기감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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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전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지지율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반성 없이 남 탓 일관만 한 국힘…당 혁신위 뒤늦게 수습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은 자업자득인 측면이 크다. 대선 과정에서 결집했던 '반(反)이재명' 여론이 대선 패배 이후 흩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의 책임이 가장 큰 친윤계는 여전히 물밑에서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른바 쌍권 지도부(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30대 초선' 김용태 의원이 비대위를 이끌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철회, '김문수-한덕수 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 등 '5대 개혁안'을 추진했지만 원내지도부 반대에 무산됐다.
또다시 친윤계·영남 의원들이 전면에 포진한 비대위는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과 쌍권을 겨냥한 인적 청산을 두고 충돌하면서 '안철수 혁신위'는 첫발도 떼지 못한 채 좌초됐다. 상황이 이런 데도 계파별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고, 중재에 나서야 할 중진들은 팔짱만 끼고 있는 형국이다. 또 내란·김건희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오고 있지만 반성 없이 '정치 보복' 프레임만 앞세우다 보니 여론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 대다수는 특검 수사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지도부가 구성되고 이들이 특검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하니 국민이 등을 돌리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혁신위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친윤계 중심 당 운영, 대선 후보 강제 단일화 시도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윤 전 대통령 과오와 단절을 당헌·당규에 담는 방안을 14~15일 전 당원 투표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전직 비대위원장·혁신위원장 "계파를 초월한 혁신 필요"
다만 혁신위 행보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혁신을 추진했던 인사들은 윤희숙 혁신위에 '계파를 초월한 혁신'을 주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당시 영입된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은 본보 통화에서 "혁신 대상이어야 할 사람들이 혁신을 추진해서 문제"라며 "당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혁신을 추진해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단기간에 혁신을 하려고 하지 말고 계파를 초월한 인사들이 중심이 돼 정책 정당, 보수 가치관 확립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철저한 반성도 요구했다. 특정 계파만 반성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최재형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 3년간 당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절연을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과오는 모두의 책임이다. 당에서 '나는 잘했는데, 너는 못했다'는 식으로 잘못을 따지지 말고 함께 반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